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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 금기를 넘는 쾌감, 부정적 감정의 긍정적 기능, 위험 행동과 생존 본능

by kdsnews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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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심리학자 리처드 스티븐스가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행동들’에 인간이 왜 강하게 끌리는지를 과학적 실험과 사례를 통해 분석한 심리 교양서입니다. 험담하기, 욕설하기, 짜릿한 공포 체험, 충동적 행동 등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행위들이 오히려 개인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며, 심지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우리 안의 ‘검은 양’ 본성을 부정하지 않고, 그것이 가진 심리적 기능과 진화적 이유를 유쾌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금기를 넘는 쾌감

리처드 스티븐스는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금지된 행동에 이상할 정도로 끌리는 이유를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찾습니다. 특히 금기를 어겼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자극하며, 일종의 ‘금지된 성취감’을 안겨줍니다. 이러한 감정은 위반 자체에 쾌감을 부여하고, 때로는 그 경험을 반복하게 만듭니다.

그는 이를 욕설 실험을 통해 입증합니다. 실제로 실험 참가자들에게 얼음을 손에 쥐게 한 뒤 일부는 욕을 하게 하고, 일부는 중립적인 말을 하게 했을 때, 욕을 한 그룹이 고통을 더 오래 견디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즉, 욕설은 금기어이지만 심리적 방어기제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귀신의 집, 고속 질주, 스릴 넘치는 영화, 롤러코스터 체험 같은 ‘위험한 놀이’에 왜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참여하는지도 설명합니다. 그런 행동은 실제 위험은 통제된 상태에서 공포와 흥분이라는 감정을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강한 만족을 안겨줍니다. 위험은 위험하지 않을 때 더 유혹적입니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금기를 넘는 즐거움’의 정체를 과학적으로 밝히며, 위험 행동이 인간 본성의 일부임을 수긍하게 만듭니다.

부정적 감정의 긍정적 기능

책은 또 하나의 핵심 메시지로 ‘부정적 감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분노, 불안, 질투, 슬픔, 심지어 혐오감까지도 우리를 보호하거나, 관계를 조정하며,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스는 이러한 감정들이 억압되기보다는 이해되고, 적절히 표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분노는 억울함이나 위협을 느낄 때 자신을 방어하고 경계를 세우는 수단이 됩니다.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증가하고, 신체적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는 분노를 건강하게 표출하는 기술이 심리적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질투는 우리가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는 신호이며, 사회적 소속감을 지키려는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그는 질투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타인과의 감정적 거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합니다. 불편한 감정도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우리가 억제해온 감정들의 존재 이유를 이해함으로써 감정을 부정하는 대신 더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위험 행동과 생존 본능

스티븐스는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 본질적으로 진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합니다. 과거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이런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성향은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즉, 위험 행동은 진화적으로 보상받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성격 특성 중 ‘모험추구 성향(sensation seeking)’이 진화적 이점과 연결된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모험추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얻는 데도 능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공동체 내에서 변화의 촉매제가 되며, 사회적 진보에도 일정한 기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위험 행동이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행동이 자기 파괴적일 경우 적절한 통제와 지지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즉, 위험은 다뤄야 할 대상이지, 억압하거나 조롱할 대상이 아니다는 것이 그의 입장입니다. 위험 행동은 관리 가능한 본능입니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위험 행동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그 이면의 심리적, 진화적 동기를 이해함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마치며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작은 일탈’과 ‘금지된 쾌감’의 정체를 과학적으로 탐구한 책입니다. 리처드 스티븐스는 욕설, 공포 영화, 도발, 질투, 분노, 모험 같은 사회적으로 회피되는 행동과 감정이 사실은 인간 본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실험과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일탈과 통제의 균형을 고민하는 독자, 그리고 인간 심리의 그림자 속에도 의미가 있음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강한 흥미와 통찰을 전해줄 것입니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금기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에 대해 정직하고 흥미롭게 말하는 심리학 교양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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