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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 『감정을 읽는 시간』 : 감정이란 무엇인가, 자기 감정을 이해하는 법,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힘

by kdsnews 2025.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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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는 시간』은 철학자 클리우스 페터 지몬이 오랫동안 감정과 인간 내면을 탐구한 결과물을 일상적인 언어와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감정 인문학 책입니다. 우리가 왜 기뻐하고, 분노하고, 두려워하고, 슬퍼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통찰을 담고 있으며, 자기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시작임을 조용하게 일깨워줍니다. 이 책은 단순히 감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고’, ‘함께할 것인가’에 대한 삶의 태도를 제안하는 따뜻한 안내서입니다.

감정이란 무엇인가

지몬은 감정을 단지 생리적 반응이나 일시적 기분이 아닌, 인간의 사고와 관계, 선택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존재 방식’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는 감정이 ‘느끼는 것’ 그 자체를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해석하고 경험하는지를 결정짓는 틀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즉, 감정은 우리 삶을 통째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그는 특히 감정이 판단과 가치 형성에 깊숙이 관여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상황을 두고도 누군가는 분노를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차이는 개인의 감정적 배경과 해석 방식, 즉 ‘감정의 문법’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감정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해석되고 조형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지몬은 감정을 억제하거나 부정하는 문화에 대해 비판합니다. 우리는 종종 이성을 우위에 두고 감정을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왔지만, 그는 감정을 ‘이성의 적’이 아니라 이성과 더불어 작동하는 ‘이해의 통로’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감정 없는 이성은 공허하며, 이성 없는 감정은 방향을 잃습니다. 둘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구조입니다.

『감정을 읽는 시간』은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삶을 보다 충실하게 살아가는 시작점임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자기 감정을 이해하는 법

지몬은 진정한 감정 이해의 첫 걸음이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모른 채 살아가며, 때로는 억누르고, 때로는 외면하고, 어떨 때는 과장하기도 합니다. 그는 이런 왜곡이 내면의 불일치와 인간관계의 단절을 낳는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자기 감정을 알아차리는 일은 가장 중요한 자기 인식의 과정입니다.

그는 감정을 정확히 ‘이름 붙이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종종 ‘짜증’과 ‘분노’, ‘서운함’과 ‘슬픔’을 혼동하며, 정확한 감정 언어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지몬은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 그 감정을 다룰 수 있는 첫 출발점이며, 감정을 외부화함으로써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적절히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자기 이해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일기 쓰기, 명상, 감정 일람표 활용 등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며, 감정이 쌓이기 전에 그것을 인식하고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합니다. 감정과 친해질수록 삶은 훨씬 부드러워진다는 점을 실질적으로 설명합니다.

『감정을 읽는 시간』은 감정을 부정하거나 통제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용기가 삶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전달합니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힘

지몬은 감정 이해의 다음 단계로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진정한 인간 관계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이해의 교환이 아닌, 감정의 교류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말보다 감정에 반응하며, 말 속에 담긴 마음을 읽어낼 때 비로소 진짜 소통이 시작됩니다.

그는 공감 능력이란 단순히 타인의 감정에 맞장구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어떤 배경에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를 이해하려는 깊은 관심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를 ‘정서적 청취’라고 부릅니다. 이 능력은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으며, 모든 관계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먼저 판단을 멈추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불편하게 느끼거나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기 쉽지만, 모든 감정은 그 자체로 정당하며, 존중받아야 할 고유한 신호입니다. 지몬은 감정은 ‘맞고 틀림’이 아니라, ‘존재의 표현’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감정을 읽는 시간』은 감정을 매개로 타인과 깊이 있게 연결되는 법을 철학적이면서도 실용적으로 제시하는 책입니다. 공감의 힘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세심하고도 진정성 있게 보여줍니다.

 

-마치며

『감정을 읽는 시간』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그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리고 타인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에 대한 섬세한 안내서입니다. 클리우스 페터 지몬은 감정을 철학적으로 조명하면서도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우리 내면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가장 근본적인 통로를 조용히 열어줍니다.

이 책은 자기 이해와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그리고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깊은 위로와 인사이트를 건네는 책입니다. 『감정을 읽는 시간』은 삶을 더 정직하게, 더 다정하게 살아가기 위한 감정의 문법을 가르쳐주는 지혜로운 동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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