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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도서] *공정하다는 착각* : 능력주의의 함정, 공정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 사회적 연대의 회복

by kdsnews 202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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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은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이 2020년에 발표한 저서로, 오늘날 사회 전반에 만연한 ‘능력주의(Meritocracy)’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분석한 작품입니다. 그는 능력주의가 정의롭고 공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불평등과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샌델은 하버드대학교에서 오랜 시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강의로 명성을 얻었으며, 이번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 사회가 믿고 있는 ‘공정’의 개념을 근본부터 되짚습니다.

능력주의의 함정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주의가 갖는 본질적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냅니다. 능력주의는 개인의 노력과 재능을 기준으로 성취를 평가하며, 그에 따라 보상을 부여하는 시스템으로 널리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하지만 샌델은 이러한 체계가 결국 승자와 패자를 극단적으로 나누고, 패자에게는 실패에 대한 도덕적 책임까지 지우는 구조임을 지적합니다.

그는 능력주의가 겉보기에 공정해 보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조건—예컨대 가정환경, 교육 기회, 사회적 자본—의 불평등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결코 평등한 기회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게 되며, 이는 오히려 자존감을 해치고 분노를 양산합니다.

책에서는 특히 미국 사회의 예를 들어, 엘리트 중심의 사회 구조가 어떻게 일반 대중의 좌절과 분노를 키워왔는지 분석합니다. 트럼프 현상과 같은 정치적 분열도, 샌델은 능력주의의 그림자로 바라보며, 엘리트들이 자격을 갖췄다는 자기 확신이 사회를 단절시킨다고 지적합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라는 개념이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왜곡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어떤 개인적, 공동체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조망합니다. 이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공정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합니다.

공정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

샌델은 공정성을 단지 ‘기회의 평등’이나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는 좁은 틀에 가두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진정한 공정성이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존엄과 존중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혁이 아니라, 사회적 철학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특히 샌델은 '자격의 오만(hubris of merit)'이라는 개념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취를 전적으로 자기 노력의 결과로 믿으며,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태도를 갖게 되는 위험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사회적 연대를 약화시키고, 결국 실패한 사람들에게 모멸감과 소외감을 안겨줍니다.

책에서는 “우리는 진정 공정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현재의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특히 교육 시스템, 노동 시장, 복지 정책 등을 예로 들며, 겉으로는 공정한 기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배제와 편향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면적인 개념인지를 다시 인식하게 하며, 그 개념을 재정의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합니다. 이는 단지 정치철학의 담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일상과 정책 결정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는 통찰입니다.

사회적 연대의 회복

샌델은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연대(social solidarity)’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공동체 구성원 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 책임을 나누는 사회적 감각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는 성공을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회와 운의 조합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경제적 분배를 넘어, 사회적 인정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합니다. 즉, 각자의 직업이나 역할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존중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러한 인정이 결여될 때 사회는 분열되고 갈등이 격화된다는 것입니다.

샌델은 또한 정치의 역할을 재정의합니다. 정치는 단순히 정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와 목적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공동체적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능력주의의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돕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덕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러한 공동체적 가치 회복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임을 역설합니다. 그는 공정의 재구성을 통해, 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마치며

*공정하다는 착각*은 능력주의의 미묘한 폭력성과 현대 사회가 당면한 불평등의 본질을 날카롭게 짚은 책입니다. 마이클 샌델은 단지 비판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공정성을 위한 대안과 철학적 성찰을 함께 제시하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합니다.

이 책은 공정성과 정의, 능력주의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독자, 그리고 공동체의 회복과 사회적 연대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입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우리 모두가 다시 질문해야 할 단 하나의 단어, ‘공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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