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책』은 정철 작가가 오랜 광고 현장에서 써온 수많은 문장과 카피를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정제된 언어로 풀어낸 글쓰기 철학서입니다. 단순히 잘 쓴 문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이라는 것이 어떻게 삶과 태도, 가치관에서 비롯되는지를 짧고 밀도 높은 언어로 전하고 있습니다. 카피를 넘어, ‘내 말의 중심’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짧은 글의 힘
정철은 이 책에서 “말은 짧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카피는 짧기 때문에 강하고, 짧기 때문에 오래 남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짧은 문장은 단지 분량이 적은 글이 아닙니다. 그 속엔 생각의 밀도, 감정의 여운, 말의 맥이 응축되어 있어야 비로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습니다.
짧게 쓰기 위해선 오히려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말을 다듬고, 빼고, 줄이는 과정에서 본질만 남기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정철은 이것을 “말의 다이어트”라고 표현합니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문장은 단단해지고, 그 단단함이 읽는 이의 마음에 박히는 힘이 됩니다.
『카피책』에는 그런 문장들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한 사람을 이기면 당신은 챔피언입니다. 자신을 이기면 당신은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기다리게 하지 마라. 기다릴 사람은 얼마 없다.” 이처럼 단 몇 줄 안에 인생이 녹아든 카피는 읽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때로는 한참을 멈춰 서게 합니다.
짧은 말이 가장 긴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카피책』은 그 진실을 말로 증명하는 책입니다. 짧기 때문에 더 명확하고, 짧기 때문에 더 깊은 글을 쓰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강력한 자극이 되어줍니다.
카피는 삶에서 온다
정철은 말합니다. “좋은 카피는 멋진 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좋은 삶에서 나온다.” 그는 말의 기술을 넘어 말의 태도, 말의 깊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결국 말이란 것은 삶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서 비롯된다는 철학이 『카피책』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작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일상의 관찰, 자신의 실수와 배움에서 카피의 영감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책에 실린 문장들은 광고 캠페인 속 한 줄을 넘어서 인생의 한 페이지처럼 다가옵니다. 문장은 짧지만, 그 문장을 쓰기까지의 삶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카피는 언어 이전에 ‘태도’라고 강조하는 정철은 좋은 말을 쓰기 위해 먼저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을 땐 더 많이 살아보고, 더 많이 느껴보라는 조언도 이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글의 기원이 늘 사람과 삶에 있다고 믿습니다.
『카피책』은 카피라이터가 쓴 글쓰기 책이지만 사실상 삶에 대한 성찰과 마주하는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좋은 삶이 좋은 글을 만든다는 것. 그 단순한 진리를 이 책은 묵묵히 보여줍니다.
말에 태도를 담는 법
정철은 “말은 태도다”라고 말합니다. 어떤 문장을 쓰느냐보다 그 말을 쓰는 사람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겸손하게 말하는지, 당당하게 말하는지, 다정하게 말하는지, 날카롭게 말하는지에 따라 똑같은 말도 완전히 다르게 전달됩니다. 그는 카피는 단어의 배열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 드러나는 거울이라고 봅니다.
『카피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메시지는 “정직하라”, “자기 말로 써라”, “꾸미지 말라”입니다. 이는 단순한 글쓰기 팁이 아니라 말의 태도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정철은 ‘예쁜 말’보다 ‘진짜 말’이 더 힘이 있다고 믿으며, 말에는 반드시 말하는 사람의 삶이 묻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책 속에서 “사람은 말을 기억하지 않는다. 말에 담긴 태도를 기억한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은 정철의 글쓰기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장 중 하나입니다. 무엇을 말했느냐보다 어떻게 말했는지가 오랫동안 사람의 마음에 남는다는 사실을 그는 수많은 카피를 통해 증명해왔습니다.
『카피책』은 단어보다 진심을 먼저 생각하게 하고, 기교보다 중심을 먼저 세우게 만드는 책입니다. 말에 태도를 담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작지만 단단한 자극을 줄 것입니다.
-마치며
『카피책』은 글을 잘 쓰기 위한 기술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글 이전에 ‘사람이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고 또 보여주는 책입니다. 정철은 말의 겉모습보다 그 안의 마음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짧지만 깊고, 차분하지만 울림이 있습니다.
이 책은 짧은 글에 진심을 담고 싶은 사람, 말의 무게와 깊이를 고민하는 사람, 그리고 결국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통찰을 전할 것입니다. 『카피책』은 문장이 아니라 삶에서 태어난 한 문장 한 문장의 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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